검색결과57건
프로야구

[IS 피플] 키움의 새 LJH 이주형 "정후 형 따라하기 보다는..."

지난 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몬스터' 류현진(한화)이 KBO리그 복귀 뒤 3번째 등판한 경기로 주목받았다. 평일(금요일) 경기에 만원 관중(1만6000명)이 들어 찼다. 이 경기 주인공은 류현진이 아닌 이주형(23·키움)이었다.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1·5회 말 타석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를 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1회는 낮은 커브를 공략했고, 5회 1·3루에서는 류현진의 주 무기 컷 패스트볼(커터)를 받아쳐 적시타를 쳤다. 키움은 5회 1사 1·3루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7타자 연속 안타를 치는 등 10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11-7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뒤 가장 많은 실점(9점)을 기록하며 충격적인 패전을 당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앞두고 만난 이주형은 "최고의 투수와 대결해 영광이지만, 위축될 생각은 없다. 계속 대결해야 할 투수 중 한 명"이라고 했다. 투·타 맞대결이 주목받는 상황에 대해선 "키움 간판타자는 (김)혜성이 형"이라며 웃었다. 담담하게 승부에 임한 이주형은 이날 키움 타자 중 유일하게 류현진 상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LG 트윈스에서 키움으로 이적한 이주형은 출전한 51경기에서 타율 0.330을 기록,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던 키움의 간판타자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공백을 메워냈다. 올해 스프링캠프 막판 허벅지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복귀전이었던 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안타를 시작으로 5일 한화전까지 3경기 연속 3안타 이상 기록하며 키움의 연승(5일 기준 5연승)을 이끌었다. 키움이 7연승을 거둔 7일 한화 3연전 3차전에선 10회 초 채은성의 홈런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며 승기를 지켜내는 데 기여했다. 이주형은 '이정후의 후계자'로 기대받고 있다. 영문 이니셜로 L·J·H로 같다. 이주형은 "(이)정후 형은 누가 봐도 예쁘고 안정감 있는 스윙을 한다. 영상을 보며 배우려 한다. 어설프게 따라 하기보다는 타격할 때 움직임을 줄이는 데 지향점을 두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후는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주형에게 "다치지 말라"는 덕담을 전했다. 이주형은 "특별히 정후 형한테 전할 메시지가 있는 건 아니다. 나는 그저 키움 승리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8 07:00
프로야구

'9명 신규 코치 영입' 1박 2일 워크숍, 염경엽 감독 "승리와 육성 병행"

LG 트윈스가 2024시즌 코칭스태프 워크숍을 진행했다.LG는 지난 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워크숍을 열고 2023시즌 리뷰, 스프링캠프 및 운영 계획 등을 공유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24명과 신규 코칭스태프 9명, 데이터분석팀 등이 참석했다.구단에 따르면 새롭게 도입 예정된 피치 클록,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고 컨디셔닝 파트에선 지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력 훈련 방향성의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해낸 염경엽 감독은 "한 해를 시작하면서 팀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한다. 1군 코칭스태프는 경기력에 중점을 두고 승리와 육성을 병행할 수 있어야 하고, 2군 및 잔류군에서는 구단 육성 방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자 한다"고 이번 시즌 지향점에 관해 설명했다.LG는 워크숍을 통해 2024시즌 코칭스탭 보직을 확정했다. 1군 타격코치였던 이호준 코치는 QC(Quality Control) 코치 역할을 맡고, 서용빈 2군 감독을 비롯해 최상덕·정수성·손지환·최경철·김용의·최승준·김재율·정주현 코치 등 9명이 새롭게 합류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1군감독 : 염경엽수석 : 김정준수석 트레이닝 : 김용일QC(Quality Control) : 이호준타격 : 모창민, 최승준(신규)투수 : 김경태, 김광삼수비 : 김일경작전 : 박용근주루 / 외야수비 : 정수성(신규)배터리 : 박경완컨디셔닝 : 박종곤, 안영태, 이권엽, 고정환,양희준(퓨쳐스 → 1군)▲ 퓨쳐스감독 : 서용빈(신규)수석 겸 투수 : 경헌호투수 : 신재웅타격 : 김재율(신규)수비 : 양원혁(잔류 → 2군)작전 : 윤진호주루 / 외야수비 : 김용의(신규)배터리 : 최경철(신규)총괄 컨디셔닝 : 배요한컨디셔닝 : 유현원▲ 잔류군 / 재활잔류군 책임 / 타격 : 손지환(신규)투수 : 장진용(2군 → 잔류)작전 / 외야수비 : 양영동(2군 → 잔류)주루 / 내야수비 : 정주현(신규)컨디셔닝 : 최재훈재활 투수 : 최상덕(신규)재활 컨디셔닝 : 김종욱 2024.01.04 17:45
야구

'선구안 각성' 4번 타자 노시환... "리그 존 바꿔도 내 존 지킨다"

노시환(22·한화 이글스)이 스트라이크존 확대라는 변수 속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다짐했다. 노시환은 지난해 명실상부한 한화의 4번 타자였다. 타율 0.271 18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거의 전 부문에서 개인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아마추어 때부터 좋게 평가받지 못했던 선구안이 향상됐다. 볼넷만 73개를 얻어내며 출루율 0.387를 기록했다. 노시환은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 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전(2020년)까지는 타석에서 공보고 공 치느라 바빴다. 나만의 타격 포인트, 스트라이크존이 없었다. 맹목적으로 스트라이크만 치자고 생각했다”며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다가 흘러나가는 볼에 스윙했고, 삼진이 많았다.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고 타석에서 조급했다”고 과거를 되돌아봤다. 그러나 지난해 드디어 노시환만의 존이 잡혔다. 그는 “다들 상대해본 투수들이기 때문에 투수마다 어떤 구종을 던지는지 파악했다. 투구 궤적을 알 수 있어 내 스트라이크존이 잡혔다. 그러니 빠지는 공도 자연스럽게 스윙을 참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시환은 “과거에는 나도 내가 공을 못 보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거포, 홈런 타자를 지향하면서 콘택트나 타율을 개선하지 않고 뒷순위로 뒀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런데 조니 워싱턴, 김남형 타격 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타석에서 지향점이 달라졌다”며 “나만의 존을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며 타석에서 싸우는 법을 배웠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콘택트와 선구안이 모두 좋아졌다”고 전했다. 노시환은 “올해도 기술적으로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 작년과 같은 루틴과 나만의 존으로 타석에 서겠다”며 “다만 지난해 한 타석 한 타석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아쉬운 타석을 더 줄이면서 경험을 쌓는다면 좋은 성적이 나오리라 믿는다”고도 말했다. 자신만의 존이 잡힌 노시환에게 올 시즌 큰 변수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스트라이크존 확장이다. 노시환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투수들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만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바뀐 존을 의식한다고) 더 잘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단번에 대비할 수도 없다”라며 “그냥 작년과 똑같이 생각하겠다. 만약 투수가 정말로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을 던졌다면, 그건 투수가 잘 던진 공이니 인정하고 난 예전처럼 실투를 잘 노려서 치겠다”고 전했다. 프로 4년 차, 만 21세인 노시환은 프로 3년 차 이하 또는 만 24세 이하로 구성할 것이라고 알려진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승선이 유력하다. 노시환은 “국가대표는 내가 하기 나름인 것 같다.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100%를 보여줘야 국가대표 출전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국가대표로서 경쟁력을 묻자 그는 “중요한 경기, 찬스에 강한 타자라 생각한다. 뽑아주신다면 (기회 때) 잘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대전=차승윤 기자 2022.03.07 15:39
야구

강백호 "확대 S존? 이겨내면 성장할 것"

"이겨내야죠." 강백호(23·KT 위즈)가 올 시즌 넓어지는 스트라이크존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새 존이 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자신의 기량을 더 끌어올릴 기회로 여겼다. 지난해 강백호는 투수와 싸우는 요령이 한층 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볼넷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2021년 정규시즌에서 볼넷 103개를 골라내며 2018년 데뷔 이래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출루 기계'로 통했던 추신수(SSG 랜더스)와 함께 볼넷 부문 공동 3위에 올랐다. 강백호는 폴로 스루(follow through)에서 배트를 제동하지 못해 제자리 회전을 할 만큼 큰 스윙을 한다. 그 탓에 "욕심이 많다" "선구안이 안 좋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원래 설정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에 좀처럼 배트를 내지 않는 편이다. 타격 페이스가 안 좋을 때도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한 건 실력이 부족한 탓이지만, 내 (스트라이크)존이 흔들리진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그는 투수의 공을 더 많이 보기 위해 노력했다. 볼넷을 많이 얻어내면서도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는 타격을 보여줬다. 그 덕분에 타격 5개(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부문 5걸 안에 이름을 올리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완성형 타자로 성장하는 강백호에게 큰 숙제가 생겼다. 2022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야구규칙에 명시된 스트라이크 존 정의(타자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플레이트 상공)를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장에선 좌·우 폭보다는 높낮이에 변화가 생길 거라고 본다. 투수 입장에서는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공략하는 '하이 패스트볼'의 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타자들에게는 반대로 '높은 공' 경계령이 떨어졌다. 심판진은 1월부터 새로운 존을 익히는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달부터 각 구단 스프링캠프 투구 훈련에 참가해 달라진 판정을 적용했다. 몇 차례 타석에 나서 새 존을 점검한 강백호도 "달라진 건 분명하다. 실전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나는 높은 공 공략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코스에 들어온 공까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것 같아서 마음에 걸리기는 한다"는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강백호가 자신의 타격 지향점을 바꿀 생각은 없다. 강백호는 "볼에 배트를 내면 원래 안타가 될 확률이 낮다. 난 확실히 그렇다"라고 설명하며 "타자의 타격은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로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스트라이크존 넓이보다는 실투를 놓치지 않는 기본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존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혼선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강백호는 "심판위원님들도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이상 규정하던 존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선배들과 '우리보다 심판이 더 힘들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눴다. 선수와 심판 모두 서로 노력해야 한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 나와도 '칠만 하니까 (스트라이크로) 잡아주겠지'라고 생각하겠다. 넓어진 존에 신경 쓰게 되면 분명히 스트레스가 쌓일 것이다.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다짐했다. 강백호는 데뷔 2년 차였던 2019시즌 중반, 어퍼컷 스윙에서 레벨 스윙으로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에는 투수 유형에 따라 스탠스와 스트라이드를 바꿨다. 새 존에 적응하기 위해 기술 변화가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을 선수다. 이미 멘털도 다잡았다. 강백호는 "(새 존은) 모든 타자에게 같은 조건이다. 누군가는 잘 적응해서 자리를 지킬 것이다. 나도 이 상황을 이겨내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더 적극적인 타격을 하게 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수 있다. 넓은 존에 적응하다 보면 국제대회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도 했다. 강백호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승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국민에게 실망(4위)을 드렸는데, 만약 아시안게임에 나가게 된다면 '이 선수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2.03.03 05:59
야구

'슈퍼루키' 김도영, KIA 1차 지명 성공사 이어갈까

매년 이맘때마다 주목받는 선수들이 있다. 이름값 높은 이적생, 새 외국인 선수 그리고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신인이다.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은 한동안 중고 신인이 최종 승자가 됐다. 하지만 2017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순수' 신인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정후, 강백호(KT 위즈)는 현재 리그 아이콘으로 올라섰다. 그래서 유망주들을 향한 야구팬의 주목도가 높아졌다. 지난해는 장재영(키움 히어로즈),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이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두 선수가 1군 적응에 애를 먹는 사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경쟁력을 갖췄다. 시즌 막판 부상 이탈에도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차지했다. 1985년 이순철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 구단에서 나온 신인왕이었다. KIA는 올해도 신인왕 기대주가 있다. '이종범의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도영(19)이다. KIA는 지난 8월, 강속구 투수 문동주 대신 '5툴 내야수' 김도영을 1차 지명 선수로 선택했다. 구단은 신체 조건이 좋고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매년 등장할 수 있지만, 김도영처럼 타격·수비·주루 능력을 두루 갖춘 내야수가 다시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종국 KIA 신임 감독도 김도영을 향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6일 공식 취임식, 19일 나성범의 입단식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모두 김도영을 언급했다. 내부 주전 경쟁에 활력을 불어넣을 선수로 봤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자리를 보장하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은 부임 후 "빠른 야구를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도영은 새 사령탑의 지향점에 부합하는 선수다. 그는 1차 지명 직후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주루 플레이가 가장 자신 있다"라고 했다. 타격 후 홈에서 1루까지 3.96초 만에 주파할 만큼 주력과 순발력이 뛰어난 선수다. 여기에 고교 시절 삼진도 거의 당하지 않았다. 기존 리드오프 최원준이 입대하며 생긴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주전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백업 내야수나 대주자 요원으로 1군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김도영은 내달 1일부터 열리는 KIA에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10구단 신인 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 KIA는 2020년 1차 지명 투수 정해영이 팀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고, 2021 1차 지명 투수 이의리가 선발진에 안착했다. 김도영이 3년 연속 KIA 1차 지명 선수 성공 사례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1.29 09:29
야구

[IS 현장]'국보' 투수에게 보물을 얻은 '예비 고교생' 김성찬

"선배님 한 가지만 더…" 지난 17일 부산 개성고.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막내' 투수 김성찬(16)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눈앞에 나타난 '우상'과 한 마디라도 더 나누고 싶었다. 조심스럽게 다시 다가섰다. 그의 앞에는 '국보 투수' 선동열(58)이 있었다.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7일 개성고 야구부에 방문, '1일 인스트럭터'로 나섰다. '은사' 김응용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의 부탁이 있었다. 이 전 회장은 KBSA에서 물러난 뒤 부산에 머물며 모교(개성고)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선 감독이 KT 스프링캠프에 인스트럭터로 초빙돼 부산을 찾자, 어린 투수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고 '제자'의 시간을 얻었다. 개성고 투수들은 2인 1조로 불펜 피칭에 나섰고, 모두 선동열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불펜 피칭 뒤에는 실내 연습장에 모여 선 감독이 생각하는 투구 기본, 고교 야구 선수가 새겨야 할 마음가짐과 훈련 지향점에 대해서 특강을 받았다. 한 마디, 한 마디를 경청했고 시범한 동작을 따라 했다. 선수와 지도자 모두 생기가 넘쳤다. 선동열 감독은 1시간 30분에 걸쳐 '강의'를 진행했다. 마지막에는 함께 호흡한 선수들의 열정과 실력을 칭찬했고, 덕담도 남겼다. 이어 '사인회'가 열렸다. 투수조 12명이 줄을 지어 선 감독 앞에 섰다. 학교를 찾은 학부형 2명도 선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완 옆구리 투수 김성찬은 선동열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섰다. 불펜 피칭을 할 때 들은 조언을 곱씹은 뒤 의문이 생겼고, 자신의 투구 동작을 선 감독에게 직접 보여주며 교정받기를 원했다. 선 감독은 부상을 당하지 않는 투구 자세가 몸에 밸 수 있도록 이론과 시범 동작을 들어 설명했다. 팔이 축이 되는 다리에 가까이 있는 게 편하고 쉽게 동을 던질 수 있다고 강조했고, 투구 준비 동작에서 팔이 허벅지 뒤쪽으로 빠져 있으면 추진력을 얻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성찬은 "영화 퍼펙트게임을 본 뒤 선동열, 최동원 선배님은 내 우상이 됐다. 영화는 5번, 실제 그 승부(1987년 5월 16일 사직 선발 맞대결)도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10번 넘게 봤다"며 웃었다. 이어 "최근에 LG 스프링캠프에 가신 것을 기사로 봤다. 고교 야구에도 오실지 몰랐다. 처음 (개성고 방문) 얘기를 듣고 나는 설레발이 요란했다. 김응용 회장님께 감사하다. 선배들의 기량 성장을 위해 정말 좋은 기회를 주셨다" 우상과의 만남에 한껏 들뜬 모습을 보였다. 김성찬은 글러브, 모자, 공 모두 선동열 감독의 사인을 받았다. 하나씩 보여주며 마치 보물처럼 여겼다. 김성찬은 "초등학교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내 야구 인생에 가장 좋은 날이다"며 설렘이 가득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 예비 고교생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하루였을 것. 선동열 감독도 자신을 '선배님'이라고 부른 35번 투수를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 프로 무대에서 한 명은 이 인연을 돌아보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2.19 05:58
야구

이강철 감독 "도약 필요한 2021년, 화두는 불펜 강화"

불펜 뎁스 강화. 이강철(54) KT 감독이 부임 세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지향점이다. KT는 11월 20일 한화에서 방출된 베테랑 우완 안영명(36)을 영입했다. 지난 4일에는 롯데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박시영(31)도 확보했다. 이강철 감독은 "두 투수 모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컨트롤도 좋은 편이다. 불펜 강화에 힘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KT는 2020시즌 개막 첫 40경기에서 8위에 그쳤다. 마무리투수였던 이대은(31)이 1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2년 차 우완 손동현(20)도 데뷔 시즌보다 구위가 떨어졌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인 5년 차 좌완 박세진(23)도 실전 무대를 앞두고 급격히 컨디션 떨어졌다. "불펜 전력은 좋다"는 '개막 전' 내부 평가가 빗나갔고, 정상화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KT가 2020 스토브리그 개막 전후로 불펜투수 영입에 힘을 쏟은 이유다. 이강철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2시즌 연속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불펜투수가 드물다는 분석이 있더라. 우리 팀(KT)도 잘 던진 투수는 주권 1명뿐이었다. 2020시즌에 전유수·유원상·이보근 등 베테랑들이 잘 해줬지만, 차기 시즌 활약까지 장담할 순 없다. 대비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KT는 2020시즌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3패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은 탈락했지만, 충분히 성공한 시즌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이미 '가을야구' 여운을 털어낸 모습을 보였다. 차기 시즌 전력 구상에 여념이 없다. 익산 2군 전용 훈련장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마운드 '새 얼굴' 발굴에 집중했고, 프런트를 향해서는 외부 수혈 필요성을 어필했다. 이 감독은 "내년에는 KT가 (강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약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며 "1군에서 뛸 수 있는 불펜투수의 양적 증가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KT는 가세 전력이 많다. 이적생 안영명, 박시영뿐 아니라 기존 기대주도 합류했다. 2018시즌까지 3선발을 맡던 우완 사이드암투수 고영표(29), 2014년 우선지명 좌완 심재민(26)이 복무를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했다. 좌완 불펜투수 확보가 필요한 KT 입장에서는 심재민의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사령탑은 "마무리캠프 막판에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며 합격점을 줬다. 리그 3강이 된 소속팀 도약이 복귀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전했다. 스프링캠프 화두도 마운드 전력 확보다. 이 감독은 "종전까지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투수 중 1명만 (1군 주축 투수로) 성장해도 큰 힘이 된다. 일단 필승조로 내세울 수 있는 투수 4~5명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고 했다. KT는 2019시즌 배제성(24)·김민수(28), 2020시즌 조현우(26)가 등장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모두 이강철 감독이 준비 과정에서 점찍은 자원이다. '강철 매직'이 2021년에는 어떤 투수에게 향할지도 관심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2.11 05:58
야구

'팀 역사' 견인한 로하스·양의지, 역대급 MVP 경쟁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은 양의지(33·NC)와 멜 로하스 주니어(30·KT) 2파전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정규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지난 1일 야구기자협회 회원들이 투표를 마쳤고,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시상식이 열린다. 2020 KBO리그 정규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박용택(LG), 김태균(한화), 권오준(삼성) 등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야구를 이끌어온 스타 플레이어들이 마지막 발자취를 남겼다. 젊은 선수들은 '폭풍 성장'했다. 데뷔 6년 차 구창모(NC)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떠올랐고, 2017년 신인왕 이정후(키움)와 2018년 신인왕 강백호(KT)도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KT 신인 투수 소형준은 13승을 거두며 국내 선발투수 다승 1위에 올랐다. 팀 성적도 마찬가지다. 막내 두 팀이 리그 2강을 구축했다. '9구단' NC는 83승 6무 55패를 기록하며 창단 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꾸준히 데이터 야구를 심화하고,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강화한 결과였다. '10구단' KT도 후반기 승률 1위를 기록하며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내친김에 리그 2위까지 올라섰다. 현장과 프런트의 긴밀한 협업과 소통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반면 원년 구단 삼성, 롯데,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8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도 9위에 그쳤다. 제 9·10구단의 반란은 향후 KBO리그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이다. 혁신을 향해 도전하고, 최적화된 운영 시스템 구축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증명됐다. NC와 KT는 시즌 MVP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도약을 이끈 일등공신인 양의지와 로하스가 유력 후보다. 양의지는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8(10위)·33홈런(4위)·124타점(2위)·OPS(출루율+장타율) 1.003을 기록했다. 역대 포수 최초로 시즌 30홈런·100타점을 넘어섰다. 홈런 기록은 커리어 하이. 득점권 타율(0.425)도 빼어났다. LG 김현수에 이어 리그 2위다. 심적 부담이 큰 4번 타자로 나서면서도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양의지의 성적이 더 빛나는 이유는 그가 KBO리그 최고의 포수이기 때문이다. 빼어난 투수 리드로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 대비 수비 기여도(WAA)는 1.001이다. 리그 주전 포수 중 가장 높다. 도루 저지율(42.9%)도 1위다. 주장 역할도 잘해냈다. 지난 2월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LG 김현수도 이적생이지만, 주장이 됐고 팀을 바꿨다. 나도 '팀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두산 주장이었던 오재원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양의지가 묵묵히 잘해나가더라. 개인 성적을 떠나서 가장 고생했다"며 격려했다. 사령탑의 평가가 양의지의 팀 기여도를 대변한다. 소속팀을 1위에 올려놓은 올 시즌은 데뷔 첫 MVP 수상 적기라는 평가다. 로하스도 개인 성적과 팀 기여도 모두 빼어나다. 그는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2위)·47홈런·135타점·116득점·장타율 0.680·출루율 0.417를 기록했다. 타점·득점·홈런·장타율 부문 1위다. 타율과 최다안타 그리고 출루율 부문도 모두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7.93이다. 리그 야수 중 1위 기록이다. 시즌 초반, 4번 타자 강백호의 득점권 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로하스가 클러치 능력을 발휘했다. 덕분에 KT가 후반기에 도약할 수 있었다. 로하스는 KBO리그에서 뛰며 성장한 외국인 타자다. 장타력은 2018년 43홈런을 기록할 만큼 원래 뛰어났다. 4할대 출루율을 처음 달성했다. 타격 지향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공격적이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콘택트에 집중한다"며 로하스의 변화를 짚었다. 타격 기술도 향상됐다. 스위치 히터인 그는 우타석(좌투수 상대)에서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러나 꾸준히 자신에 맞는 스윙을 연구했고, 기존 클로즈드 스탠스(closed stance·앞발을 닫는 자세)에서 스퀘어 스탠스(square stance·두 발이 평행을 이루는 자세)로 수정하며 변화구 대처 능력을 향상했다. 상대 투수에겐 악몽 같은 타자로 진화했다. NC는 꼴찌로 추락한 2018시즌 종료 뒤 4년 총액 125억원을 투자해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를 영입했다. KT는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데이브 디프레이타스와 이충무 운영팀 차장의 안목과 노력이 더해져 '흙속의 진주' 로하스를 영입할 수 있었다. 팀 역사가 가장 짧은 신생팀이 이상적인 전력 보강을 해낸 것이다. 둘의 MVP 경쟁은 NC와 KT 노력과 의지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3 06:00
야구

외인·연장자도 '엄지 척', 1군 최연소 메인 타코의 마력

"뭔가 있으니까 따르겠죠." 이강철(54) KT 감독이 말하는 김강(32) 타격 코치의 매력이다. KT 타선의 뜨거운 공격력에는 김 코치의 지분이 상당히 크다. KT는 올 시즌 59경기에서 팀 타율 0.298를 기록했다. 두산(0.301)에 이어 10개 구단 중 2위다. 14일 현재 KT 주전 라인업에는 3할 타자가 6명이 포진하고 있다. 3할2푼 이상을 기록 중인 타자는 4명이나 된다. 14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전광판에 숫자 '3'이 많아 보이긴 했다. 그래도 (3할 타자가) 6명이나 되는 줄 몰랐다. 난 투수 운영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데, 타자들이 이렇게 잘해주니 고마울 뿐"이라며 웃었다. 이 감독은 김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타격 코치가 정말 잘하는 것 같다.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도 감탄하더라. (김 코치보다 나이가 많은) 고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더라. 선수들이 따르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생 김 코치는 KBO 리그 1군 최연소 타격 코치다. 2006년 세계 청소년야구 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 주역이고, 2007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 한화의 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그러나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통산 1군 출전이 30경기뿐이다. 2017년부터 두산 2군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제 4년 차 지도자다. 무명의 젊은 코치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KT 지휘봉을 잡으면서 김 코치를 영입했다. 이 감독이 두산 2군 감독을 맡았던 시절 눈여겨봤다. 김 코치의 두 가지 장점을 알아봤다.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점, 그리고 선후배 사이에서 뛰어난 친화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김 코치는 데이터 기획팀과 전력 분석팀이 제공하는 분석 자료를 최대한 활용한다. 치열하게 연구한 뒤 의문이 생기면 전력 분석팀, 선수들과 토론한다. 항상 태블릿 PC를 소지하며 여러 사람과 소통한다. 올 시즌 KT는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실내 훈련장에서 전력 분석 회의를 연다. 원래는 그라운드에서 토스 배팅을 하는 시간이었다. 경기 시간을 앞둔 가장 중요한 시간에 스윙 대신 데이터를 선택한 것이다. 김 코치로 인해 선수단 루틴이 달라졌다. 올 시즌 타구 속도가 크게 향상된 KT 외야수 배정대(25)는 김 코치를 은인으로 여긴다. 6월 말부터 타격감을 되찾은 황재균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 김 코치가 '타격 자세에는 문제가 없으니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고 하더라. 이 점이 큰 도움이 됐다"며 '후배' 타격 코치를 치켜세웠다. 김 코치는 강백호의 타격 지향점 설정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는 "이승엽 선배가 왜 최고였던 것 같은가"라는 질문으로 강백호와 대화를 시작했다. 둘은 더 강한 타구를 만드는 타격 메커니즘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했다. 몸통을 극단적으로 돌리는 강백호의 스윙을 경계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 방법을 연구했다. 김 코치는 KT 유니폼을 입자마자 '꼰대' 문화를 경계했다. 선수들과 마음의 벽을 허물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이 자신에게 편하게 다가오도록 애쓰고 있다. 그도 스스럼없이 감독에게 다가선다. 이 감독도 "김 코치와 대화하면서 배우는 게 있다"고 했다. 김 코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선수와 소통한다. 그의 USB만 봐도 흔적들이 보인다. 그는 선수들이 좋아하는 음악 파일을 개인별로 분류해놨다. 휴대용 스피커를 갖고 다니면서 타격 훈련 때 틀어준다. 덕분에 KT 타자들은 원정 경기에서도 자신의 응원가를 들으며 훈련할 수 있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을 보이는 김 코치의 장점을 특정할 순 없다. 그러나 이 감독 말대로 '뭔가' 있는 건 틀림없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17 06:00
야구

강백호 진화, KT도 국대도 새 4번 타자를 얻었다

10구단 KT가 '새' 4번 타자를 얻었다. 자리를 예약했던 강백호(21)가 안착했다. 국가대표팀도 반길 소식이다. 강백호는 지난 21일 수원 롯데전에서 상대 선발투수 노경은으로부터 홈런 2개를 쳤다. 1회말 선제 투런포, 6회 달아나는 솔로포였다. 홀로 팀 득점을 책임졌다. KT는 3-2로 신승을 거뒀고, 올 시즌 처음으로 주간 단위 5승(1패)을 기록했다. 중위권 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강백호의 데뷔 시즌인 2018시즌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리그 역대 16호. 달성 여부보다 시점이 주목된다. 2019시즌에는 81경기 만에 10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26번째 경기에서 해냈다. 현재 페이스라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종전 29개) 홈런 경신도 가능하다. 데뷔전에서 이전 시즌(2017)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전 KIA)를 상대로 홈런을 치며 화려하게 데뷔한 선수다. 장타 생산을 목표로 내세웠고, 역대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2년 차던 2019시즌을 앞두고는 출루율과 타율 향상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1번 또는 3번 타자로 나섰을 때, 후속 타자들에게 타점을 올릴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고 싶다"고 했다. 목표 달성. 0.290이던 타율은 0.336으로 올랐고, 0.356이던 출루율은 0.416까지 높였다. 타율은 리그 5위, 출루율은 2위 기록이다. 2020시즌은 장타력과 정교한 타격을 모두 해내고 있다. 26경기에서 타율 0.350·10홈런·장타율 0.740을 기록했다. 표본이 적고, 남은 정규리그 경기가 많다. 그러나 기량 향상에 정체가 없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근에는 4번 타자로 고정됐다. 3안타를 치기도 했고, 멀티 홈런도 기록했다. 4번만 나서면 타격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도 있다. 강백호는 달랐다. 겨우 내 코어 강화를 위해 필라테스와 근력 운동에 매진했다. 체중을 감량한 효과도 나오고 있다. 몸쪽(좌타자 기준) 공을 공략할 때는 유연하면서도 체중을 제대로 싣는 스윙을 한다. 이전보다 확신을 갖고 배트를 돌린다. 팔로우 스루 동작에서 이전보다 고탄도 타구를 만들려는 모습도 엿보인다. 변화를 준 게 통했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역대 최고 마무리투수 오승환(삼성)과 대결했고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까지 순식간에 향하는 적시타를 쳤다. 노림수, 스윙 궤적, 힘 모두 탁월했다. 잠실구장 외야석 상단에 떨어지는 대형 홈런, 시속 180㎞가 넘는 빠른 타구를 생산한다. 위압감은 리그 정상급 거포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 2월에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강백호는 "4번은 상징적인 타순이고, 팀에 그 자리로 나설 수 있는 선배들이 많다. 걸맞은 타격을 해야 한다. 그러나 나선다면 '타순에 맞는 타격 지향점이 따로 있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내 스윙을 하겠다"고 전했다. 아직 타순에 적응하는 단계지만 혼선은 없어 보인다. 리그 대표 거포들이 2020시즌 초반에 부진하다. 23일 LG전에서 멀티 홈런을 친 박병호(키움)은 지난주까지는 타율 0.205에 그쳤다.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국내 타자 가운데 최하위다. 강백호의 4번 타자 안착은 세대 교체를 노리는 국가대표팀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교체 투입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다가올 대회에서는 '4번 타자' 강백호의 출격이 기대된다. 현재 시점에서도 손색이 없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24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